붓의 합리적인 선택(부제 : 화홍예찬론에 대한 부정) 모델링가이드 : 개인 작업 / 팁

 거창하게 말해서, 붓은 물감을 사용하는 모든 채색(도색)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28mm 미니어처는 도색함에 있어서 붓을 완벽히 대체하거나 혹은 소거시킬 수 없으므로 붓의 선택은 다소 중요한 요소이다. 같은 이치에서 물감 또한 중요한 요소이나, 국내에서는 시타델 혹은 바예호 도료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사실상 워해머, 인피니티, 말리폭스 등 모든 28mm 미니어처를 취미로 향유하고자 할 때에 붓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

 이러한 선택에는 다양한 요소가 개입한다. 오래 가는가, 저렴한가, 손쉽게 수급할 수 있는가, 끝이 잘 모이는가 등... 전체적으로 '좋은가?'를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은 대부분 '화홍 붓(정확히는 화홍 320 시리즈)'로 귀결된다. 

 화홍 320 레이블 붓은 세필붓으로, 짧은 붓대에 일반적인 수채화용 붓보다는 다소 짧은 붓모길이(2/3~4/5 정도 붓모길이)를 갖고있고 전체적으로 붓모의 형상이 완만하며(둥근모라고 한다), 가격이 저렴한 인조모 붓이다. 간단히 평하면 '인조모 싸구려붓'인데, 묘하게도 화홍의 인기가 많다. 인기가 많다 못해서 화홍예찬론자나 화홍 외 다른 붓들(특히 '비싼 자연모붓'인 윈저 앤 뉴튼이나 라파엘)에 대한 적대감을 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비싼 붓 아니어도 이만큼 칠할 수 있다'며 당당히 사진을 동봉하기도 하는 경우가 그러한 경우이다. 안타깝게도, 대부분 이러한 '적대감의 표현'에 동봉된 사진들을 들여다보면 다소 부족한 부분이 보이곤 한다. 선이 두꺼운게 기본이다.

 가끔은 화홍붓을 사용하는 직업인의 작업사진을 들고오는 경우도 있으나, 흔히 '작가'로 불리곤 하는 직업인들은 다년간의 경험과 실험을 통해서 자신만의 사용법과 관리법을 갖고 있다. 또한 하나의 붓 만으로 모든 걸 하진 않는다. 붓은 기본적으로 연장이며, 수공구이다. 붓 한 종류만으로 모든 것을 한다는 것은 정 하나와 끌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가깝다. 안타깝게도 현대사회는 굳이 그러한 고행을 할 필요가 없으며 이러한 발상은 우습게도 세분화나 전문화라는 '발달' 자체를 부정하는 원시적인 시각에 가깝다.

 그래서 나는 내가 손이 닿는 거리 내에서, 혹은 내게 직접적으로 붓의 선택에 관해서 누군가(의외로 입문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가 도움을 청한다면 일단 내가 10년이 넘게 밑바닥부터 이 붓, 저 붓을 써오면서 쌓은 '비전공자의 순수한 경험과 실험에서 도출한 지식'을 말해주기 전에 우선적으로 이러한 화홍예찬론부터 부수고 얘기하여준다. 이렇게 장황하게 화홍예찬론을 부정한 것은 그러한 이유이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붓의 합리적인 선택이다. 이에 앞서서 붓의 종류나 붓의 관리에 대한 부분을 얘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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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lvaneth - Alarielle 02 Whm Fantasy/Age of Sigmar

 안감에 이어 겉감을 칠했다. 크기와 면적이 큰 데에 반해서 디테일은 또 오밀조밀하게 많이 있고, 전반적으로 복잡해서 '크기가 크니 큰붓으로 시원시원하게 칠해야지~' 했다가 시원시원하게 디테일이 먹히는 모습이 보이길래 급하게 지우고 결국 0호붓으로 일일이 칠해서 첫 레이어를 올려주어야 했다.

 둥근 부분들(엉덩이 쪽 등) 같은 경우엔 큰 붓일지라도 끝이 뾰족한 붓(구 시타델 파란붓 등)으로 칠했더니 붓자국이 지저분하게 남아서 값싸고 오래 굴린 붓으로 칠했다.

 도료가 뭉쳐서 디테일을 침식하는 걸 최대한 막고자 (던칸이 말하는)멀티플-씬-코트로 칠했는데, 묽게 올렸던 터라 레이어를 세번씩 올렸어도 조그만 충격(긁힘 등)만으로 레이어가 훅 떨어져나가서 착색(아크릴 도료의 2차 경화)을 기다렸다가 작업하고 이런 식으로 해서 첫 레이어 올리는데에 이틀정도 걸리게 되었다.

 디테일 침식을 막고자 작은 붓으로 했었지만, 그래도 불구하고 막힐데는 결국 막혀버려서 감수하기로 하고 페인팅을 했으나 미디움을 섞은 셰이드가 엉망으로 발려서 결국 붓세척재를 묻힌 면봉으로 셰이드 올렸던 걸 다시 다 지우고 작업했다. 이러구러 다사다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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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lvaneth - Alarielle 01 Whm Fantasy/Age of Sigmar

 알라리엘 작업중

 진도가 잘 안나간다. 하루에 5~7 시간씩 나흘동안 했는데도 이만큼 뿐이 안 되었다. 크기가 크니 시원시원하게 큰 붓으로 밀어버리면 시원시원하게 디테일이 먹혀버려서, 오밀조밀한 디테일을 살리려고 하다보니 결국 0호붓으로 꾸역꾸역 레이어를 얇게 깔아줘야 하고, 엷게 깔다보니까 첫 번째 레이어를 깔아준 다음에는 착색까지 기다려야 하다 보니(그렇지 않으면 아주 작은 마찰만으로도 손쉽게 페인트층이 밀려버린다.) 작업이 예상보다 빨리빨리 나가지 못한다.

 얼굴의 경우 내가 생각하는 미형의 여성은 아닌데, 알라리엘이 엔드타임 이후로 신격에 올랐기도 하고 실제 작례상에서도 범인의 경지가 아니라서 그런 느낌을 갖고 칠해주었다. 'T 라인'을 강조하다보니까 드라마틱하게 칠해졌다. 남자 캐릭터 칠할때만큼 그렇게 크게 노력한 건 아닌데, 모델이 모델인지라 보다 적은 노력으로도 효과적인 얼굴이 만들어져서 만족중.

 현재는 다른 부위의 밑색을 깔아나가고 있는데 쉽지가 않다. 앞서 말한대로, 작은붓을 계속 써야하는것도 문제이거니와 또한 큰 부분들은 작은 붓으로 하다보면 되려 엉성하게 되어서 이붓 저붓 골라가면서 써야하는데 이게 또 시타델의 물성이 바예호랑 달라서 쉬이 적응되지가 않는다.

Sylvaneth - Wardroth Beetle 05 (명도보정) Whm Fantasy/Age of Sigmar

배경 어두운게 어지간히 마음을 불편하게 해서, 포토샵 계정 갱신되자말자 바로 명도보정을 질렀다.

명도값은 +80 정도로, 평균적으로 내가 30~50 정도만 쓰던 것에 비해선 꽤 많이 쓴 편.

이 즈음 되니까 겨우 배경이 좀 깔끔해졌는데, 이 고생을 하느니 폴디오를 사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Sylvaneth - Wardroth Beetle 05 Whm Fantasy/Age of Sigmar

 포토샵 갱신을 미룬 나는 게으름에 대한 댓가로 모든 이미지를 일일이 그림판으로 맞추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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